재료공학(신소재공학)이란, 우리 일상생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여러 물건을 구성하고 있는 재료에 대하여 다루는 학문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다양한 물건들이 우리 주변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것들을 구성하는 재료를 기준으로 보면 크게 두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소재를 물리적으로 가공하여 만든 물건들이다. 나무 책상과 같은 물건들은 나무를 적절한 모양으로 자르고, 필요하다면 여러 판자를 붙이는 데서 공정이 마무리되므로, 이 분류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원재료에 다양한 물리적, 화학적 공정을 거쳐 재료의 특성을 변화시켜 만든 물건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핸드폰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의 원재료는 실리콘이지만, 여기에 여러 가지 다른 원소를 주입해 전기적 특성을 변화시켜 이용한다. 또, 비행기의 외장재로 사용되는 두랄루민은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알루미늄에 구리, 망간 등을 첨가하여 경도를 높인 합금이다. 이렇게, 두 번째 분류의 경우 단순히 원재료를 물리적으로 가공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목적에 맞게 설계한 재료를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재료공학에서는 바로 이 두 번째 분류에 해당하는 물건을 구성하는 재료들에 대하여 배운다. 그리고 이 재료들은 다시 한번, 금속, 반도체, 고분자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금속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바로 그 금속에 해당한다. 금속은 주로 기계 장치 등의 부품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재료공학에서는 금속의 물리적인 강도나 열전도도, 전기 전도도 등의 특성이 금속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 배우게 된다. 또한, 금속의 경우 옛날부터 여러 금속을 섞어 합금을 만들어 그 특성을 향상하는 방법을 사용해 왔으므로, 서로 다른 금속이 어떤 경우에 잘 섞일 수 있고, 그 특성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역시 배우게 된다. 반도체는 전기가 통하는 도체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의 반, 즉 중간에 해당하는 물질인데, 전기 회로에서 일종의 스위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우리는 회로의 특성에 맞게 반도체를 설계하여 우리가 원하는 시점에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재료공학에서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재료의 전기적, 열적, 자기적 특성을 배우고, 이 재료에 다른 재료를 섞었을 때 그 특성이 어떻게 변하는지 역시 학습하게 된다. 또한, 반도체의 구조 및 제작 공정에 대해서도 학습하게 된다. 고분자는 단위 분자가 반복적으로 결합하여 만들어진 분자로, 결합한 단위 분자의 수에 따라 그 특성이 변화한다. 따라서 재료공학에서는 이러한 고분자를 어떻게 합성하는지, 그리고 단위 분자에 따라, 그리고 고분자의 크기에 따라 그 물리적, 화학적 특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배운다. 또한, 위 세 가지 분류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사용되는 생체 재료 등에 대해서도 심화 과정으로 학습하는 경우가 있다. 언뜻 보기에는 위 세 가지 분류의 재료가 상당히 달라 보이지만, 이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모든 재료가 원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재료공학에서 배우는 내용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각 재료를 구성하고 있는 원자가 무엇인가, 그리고 이들이 어떻게 결합하여 어떤 구조를 이루고 있는가, 그리고 이에 따라 어떤 특성이 나타나는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에는 크게 여섯 가지 (기계적 특성, 전기적 특성, 광학적 특성, 자기적 특성, 열적 특성 및 화학적 특성) 가 있다. 먼저 기계적 특성은 말 그대로 강도, 경도, 인장 강도 등의 특성을 의미하며, 전기적 특성은 전기 전도도, 전기 저항, 광학적 특성은 빛의 투과도 및 반사도, 자기적 특성은 자성의 유무 및 자성의 지속성 여부, 열적 특성은 열전도도, 열팽창, 화학적 특성은 반응성 등을 의미한다. 이렇게 보면 비슷한 분야인 화학 / 화학공학과 같은 내용을 배운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재료공학에는 결정학 (Crystallography) 이라는 학문이 추가된다. 금속, 반도체와 같은 재료들은 대체로 원자 및 원자들 간의 결합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고, 이 배열과 배열의 대칭성 역시 재료의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재료공학에서는 결정학을 통해 재료의 배열에는 어떤 형태가 있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관측할 수 있는지를 배운다. 또한, 나노 구조에 대해서도 배운다. '나노 (nano)' 는 이는 1/1,000,000,000 (10^-9) 을 의미하고, 이 단위는 주로 원자 수준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최근에는 우리가 실제로 볼 수 있는 규모보다 훨씬 작은, 나노 수준의 구조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반도체로, IT 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삼성, 혹은 인텔에서 3나노 공정을 개발했다 같은 기사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나노 구조 역시 재료공학에서 다루는 영역이다. 여기에 더해, 우리는 재료의 특성뿐만 아니라 재료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므로 재료의 동적 특성이라 할 수 있는 열역학 및 반응성 (kinetics) 등에 대해서도 공부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실제로 재료를 합성할 때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그리고 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떤 공정이 필요한지 등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재료공학에서는 다양한 재료에 대한 여러 가지 특성 및 공정에 관하여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분야를 전부 공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학부 과정에서는 세 가지 대표 재료 (금속, 반도체, 고분자) 대한 기초적인 내용에 대해 학습하고, 대학원 과정에서 위 세 분류 중 한 분류를 선택하여 더욱 깊게 공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실제로 재료를 연구하는 데 사용되는 방법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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