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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재료공학

재료공학에서 다루는 재료들의 제법(만드는 법)

by NC_ 2022. 6. 11.

재료공학에서는 다양한 재료들에 대하여 다루기 때문에, 재료를 만드는 방법 역시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금속, 반도체, 고분자는 각 재료를 구성하는 원자의 종류도 다르고, 원자 간의 결합도 상이하기 때문에 동일한 방법을 사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번에는 여러 가지 재료들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제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다만, 재료들의 제법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이 포스팅에서 모든 제법을 소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각 재료의 분류 별로 많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제법들에 대해서만 알아보도록 하겠다. 재료들의 분류에 대해서는 이전 두 개의 포스팅을 참고하면 좋다.

 


먼저, 금속 같은 경우 원재료가 자연상에서 산화물, 황화물 등으로, 불순물이 섞인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금속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불순물 제거 작업은 먼저 산화물, 황화물 등의 광석을 작은 조각으로 부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렇게 작은 조각으로 부수는 작업을 통해 광석의 표면적을 넓혀 이후 작업을 용이하게 한다. 그 뒤 이 조각들을 녹여 우리가 관심 있는 금속들만 분리하게 된다. 그다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금속을 녹여 원하는 모양의 틀에 넣게 된다.
세라믹 같은 경우, 소결(Sintering)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방법은 작은 재료 조각들을 준비한 뒤, 이들을 통에 넣고 열처리 및 압력을 가해서 원하는 형상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때 가해주는 열은 앞서 살펴본 금속 제법과는 달리, 녹는점 이하의 열이다. 결정 구조의 경우, 표면의 에너지가 결정 내부의 에너지에 비해 높다. 이는 즉 표면에 위치한 원자들이 결정 내부의 원자들에 비해 불안정하다는 뜻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재료에 충분한 열을 가하게 되면 표면에 위치한 원자들은 열역학적으로 안정해지기 위하여 주변 다른 입자의 표면 원자와 결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재료 입자들이 서로 연결되게 되며, 표면적이 적을수록 재료가 안정해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재료 내 빈 곳이 점차 감소한다. 이 소결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로는 소결 온도, 시간 및 압력이 있다. 당연히 단순히 온도만 가해 주는 것보다 압력을 주는 편이 더 강도 높은 구조를 얻을 수 있다. 이때 압력을 가하는 방법 역시 단순히 기계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방법도 있고, 비활성기체를 고압으로 가해주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소결은 금속의 제법에도 동일하게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같은 경우는 결정 구조 및 내부 불순물의 양 등을 상당히 높은 정확도로 조절해야 하므로 이런 방법으로 제조할 수 없다. 따라서, 반도체를 제조할 때는 제작 과정에서 원자 수준의 조절이 가능한 방법이 필요한데,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 먼저 화학기상증착(Chemical Vapor Deposition, CVD)이라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우리가 만들기를 원하는 재료를 가스 상태로 만든 뒤, 이를 기판에 흘려 점차 성장시키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가스 상태의 재료를 이용하므로, 반응기 내에 다른 가스가 존재하면 불순물이 된다. 따라서 반응기 내는 진공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난이도가 높다고 할 수 있지만, 만들어진 재료의 순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가스 상태의 재료 비율을 조절하여 우리가 원하는 재료를 만들기 용이하다. 특히, 화학기상증착 방법의 경우 박막(Thin film) 형태의 재료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 이 방법으로 만들 수 있는 재료 중에는 다결정 실리콘(Polysilicon), 이산화 실리콘, 금속, 그래핀 등이 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간 방법이 Atomic Layer Deposition(ALD) 인데, 이 방법은 더 정밀하게, 원자층을 한층 한층(Layer) 쌓는 방식이라고 이해하면 좋다. 따라서 이 방법은 가해 주는 재료 기체의 압력을 매우 낮추어, 기판에 재료가 천천히 붙도록 한다. 이러한 CVD 및 ALD를 통해, 현대 반도체 산업에서 필요한 고순도의 재료를 확보할 수 있다.
고분자 재료를 만드는 방법으로는 Step-growth polymerization 및 Chain polymerization이 있다. Step-growth polymerization은 단위 분자(Monomer)가 각각 더 큰 조각이 되고, 그 조각들이 모여 더 큰 조각이 되는 방식으로, 1, 1, 1, 1에서 2, 2, 그리고 최종적으로 4가 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반면, Chain polymerization은 작은 사슬(Chain)을 점차 성장시키는 방법이다. 앞에서와 같이 숫자로 설명한다면, 1, 1, 1, 1에서 2, 1, 1, 그리고 3, 1을 거쳐 4가 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때, 단위 분자가 고분자가 되기 위해서는 단위 분자의 끝부분이 떨어져 나가야 하므로, 이를 위해 촉매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재료공학에서 다루는 네 가지 분야의 재료들에 대한 대표적인 제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제법들은 가장 대표적인 제법이므로, 실제로 산업체에서는 이들 제법을 각자의 목적에 맞게 변형하여 사용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제법을 사용해 재료를 얻더라도 그 재료가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물성을 가졌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실험 방법들이 필요하다. 앞선 포스팅에서 재료의 성질에는 기계적, 화학적, 전기적, 자기적, 광학적, 열적 특성 및 결정성이 있다고 설명했는데, 특성별로 다양한 실험을 활용하게 된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완성된 재료의 물성을 확인하는 각종 실험 방법들에 대하여 알아보고, 실험을 통한 물성 파악의 한계점 역시 확인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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